글로벌포커스
AI 시대 英 청년들, 대학 포기하고 현장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청년층의 초기 진입용 일자리 경색이 심화하면서 대학 학위보다 실무 경험을 먼저 쌓는 선택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명문대 합격 통보를 포기하고 기업 현장으로 직접 진출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대학 교육이 노동 시장에서의 생존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최근 영국에서는 법률, 금융, 경영 컨설팅 등 전통적으로 대졸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문 사무 직군에서 고교 졸업생 대상의 견습생 선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를 비롯한 명문 대학 합격증을 받고도 실무 경험 축적과 학자금 부채 방지를 위해 대형 로펌이나 금융기관의 견습 과정을 선택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최신 인공지능 도구와 데이터 분석 기법을 직접 다루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 기술 확산이 노동 시장의 초급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세계경제포럼 등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신입 사원들이 담당하던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직무가 자동화되면서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 장벽이 대폭 높아졌다. 이에 따라 청년들은 이론 중심의 고등교육 대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용주인 기업들의 인재 채용 전략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과거 숙련 기술직 중심이던 견습 제도를 사무직군 전반으로 확장하여 고교 졸업생을 일찍 채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정쩡한 이론만 갖춘 대졸자보다 조기에 입사시켜 자사의 업무 방식과 최신 기술 환경에 맞게 직접 육성한 인력이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한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영국 학생고용주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현지 기업들의 견습생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인 반면, 전통적인 대학 졸업생 채용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주요 글로벌 회계법인과 컨설팅 기업들은 전체 신규 인력 채용 중 견습생 비중을 대학 졸업생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렸으며, 이들에게 입사 후 승진이나 경력 개발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 정규 직무 트랙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 격변기에 맞물린 교육과 고용의 결합 형태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경력 형성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대학 학위라는 전통적인 스펙보다 현장 실무 역량을 우선시하는 채용 구조가 정착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인재 선발 패러다임 변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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