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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제조기' 르나르, 튀니지 긴급 부임
튀니지 축구협회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상식을 파괴하는 극단적인 사령탑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튀니지 축구연맹은 1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아프리카 축구의 명장 에르베 르나르를 새로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계약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종료되는 시점까지로 한정되었으나, 성적에 따라 연장 가능성을 열어둔 단기 소방수 성격의 부임이다. 르나르 감독은 임명과 동시에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벼랑 끝에 몰린 튀니지의 생존을 위한 긴급 처방에 들어갔다.이러한 전격적인 결정의 도화선이 된 것은 이틀 전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당한 1-5 참패였다. 당시 튀니지는 수비 라인이 완전히 무너지며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고, 이는 부임 5개월 차였던 사브리 라무시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대회 도중 단 한 경기 결과만으로 감독을 갈아치우는 것은 사실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연맹 수뇌부는 라무시 감독 체제에서 불거진 선수단 내분과 전술적 한계를 방치할 경우 남은 경기마저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튀니지가 이처럼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르나르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가진 독보적인 '이변 제조기'로서의 명성 때문이다. 르나르는 잠비아와 코트디부아르를 이끌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정상에 올랐던 인물로, 단기간에 팀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특히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휘하며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었던 충격적인 승리는 여전히 전 세계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제 시선은 오는 21일 예정된 튀니지와 일본의 조별리그 2차전으로 쏠리고 있다. 네덜란드와 혈투를 벌이며 체력을 소모한 일본 입장에서는 튀니지의 감독 교체가 대형 악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기존에 분석했던 튀니지의 전술 데이터는 사실상 폐기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르나르 감독 특유의 강력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역습이 튀니지 선수단에 얼마나 빨리 이식될지가 일본전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F조는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 등 강호들이 포진해 있어 튀니지에게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1패를 안고 있는 튀니지가 일본에게마저 덜미를 잡힌다면 조기 탈락의 수모를 피할 수 없다. 튀니지 축구협회는 르나르라는 검증된 승부사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기적 같은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계산이다. 르나르 감독 또한 자신의 커리어를 건 이번 도전을 통해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에서의 마법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회 중 사령탑 교체라는 튀니지의 도박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조직력 붕괴를 가속화하는 자충수가 될지는 불과 며칠 뒤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될 예정이다. 일본 대표팀은 예상치 못한 르나르라는 거대한 변수를 마주하며 전술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튀니지의 이례적인 실험이 월드컵 역사에 어떤 기록으로 남게 될지 축구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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