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뉴스
밥솥에 오래 둔 밥이 당뇨 유발?…소분 보관이 대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전기밥솥에 오랜 시간 보관한 밥을 섭취할 경우 체내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는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밥솥 내부의 열기로 인해 쌀에 포함된 전분 성분이 당분으로 변형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여지면서 당뇨 환자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식품영양학계와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 사실과 일부 어긋나는 과장된 정보라고 지적한다.식품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밥솥의 보온 기능이 작동하는 동안 쌀의 전분이 당으로 직접 분해된다는 주장은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 우리가 쌀을 씻어 열을 가해 밥을 짓는 취사 과정에서 이미 전분은 인체가 소화하기 쉬운 호화 상태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밥이 완성된 이후 단순히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보온 단계에서 추가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나 전분이 당류로 쪼개진다는 것은 식품화학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논리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온 상태의 밥이 혈당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밥솥 안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밥알 내부의 수분은 점차 증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밥의 물리적인 조직이 뻣뻣하고 건조하게 변형된다. 이렇게 수분이 줄어든 밥을 섭취하게 되면 위장관 내에서 소화액과 닿는 면적이 달라져 위장관을 통과하며 소화 흡수되는 속도가 평소보다 빨라질 여지가 있다. 즉, 전분 자체가 당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소화 속도의 차이로 인해 혈당 상승 곡선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타당하다.
오히려 밥의 온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갓 지어낸 뜨거운 밥을 상온에서 식히거나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할 경우, 쌀의 전분 중 일부가 인체의 소화 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는 이른바 저항성 전분으로 성질이 바뀐다. 이렇게 형성된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포도당으로 즉각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동하므로,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현상을 방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식후 혈당 수치를 결정짓는 요인을 단순히 밥솥의 보온 시간 하나만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밥을 먹는 속도나 개인의 기초 대사량, 인슐린 분비 능력 등 다양한 생리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단 구성이 중요한데, 탄수화물인 밥만 단독으로 섭취하거나 빠르게 삼키는 것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류와 양질의 단백질 반찬을 골고루 섞어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혈당의 급상승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의료진과 영양학자들은 밥을 지은 후 밥솥에 장시간 방치하는 것보다는 한 끼 분량씩 나누어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 둔 밥을 식사 직전에 전자레인지 등으로 가열해 먹는 것이 밥맛을 유지하고 저항성 전분의 이점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장시간 보온한 밥이 혈당에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맹신보다는, 평소 식단에서 탄수화물과 다른 영양소의 비율을 적절히 맞추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더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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