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뉴스
척추 변형 방치하면 평생 고생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기둥인 척추가 위협받고 있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거나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동 부족과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까지 더해지며 척추가 정상적인 정렬을 유지하지 못하고 휘거나 굽는 척추 변형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25일 고려대구로병원에 따르면 척추 변형은 단순히 외형상의 문제를 넘어 통증과 신경 증상, 심지어는 장기 기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사람의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을 이루고 옆에서 보았을 때는 완만한 S자 곡선을 그려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곡선이 무너져 뒤로 과도하게 굽으면 후만증, 앞으로 휘면 전만증, 옆으로 굽으면 측만증으로 진단된다. 초기에는 단순한 자세 불량이나 일시적인 피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적인 통증은 물론이고 척추의 퇴행을 가속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척추후만증은 흉추 부위가 과도하게 뒤로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굽은 등이나 거북목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고개가 앞으로 빠지면서 키가 실제보다 줄어들어 보이는 특징이 있다. 병이 진행되면 등과 허리에 묵직한 통증과 피로감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척추가 내부 장기를 압박해 호흡 기능이 떨어지거나 신경이 눌려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주로 나쁜 자세 습관이 원인이 되지만 노인들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 골절이 후만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허리가 앞쪽으로 너무 과도하게 휘어지는 척추전만증은 이른바 오리궁둥이 자세를 만든다. 복부 비만이 심하거나 임신으로 인해 배가 나오면서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 또한 높은 굽의 하이힐을 자주 착용하는 여성들에게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겉보기에는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배를 내민 것처럼 보여 자세가 독특해 보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척추 마디마디에 비정상적인 압력을 가해 허리디스크와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을 대폭 높인다.
청소년기 부모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분류되며 주로 급격한 성장이 일어나는 사춘기 전후에 발견된다.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신발 굽이 한쪽만 유난히 빨리 닳는다면 측만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측만증은 각도가 20도 미만일 때는 운동 치료와 관찰을 병행하지만 20도에서 40도 사이로 진행되면 보조기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휘어진 각도가 40도를 넘어서면 심장과 폐 기능을 압박할 위험이 있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척추 변형 치료의 대원칙은 보존적 요법이다. 수술대에 오르기 전에 자세 교정과 코어 근육 강화 운동, 물리 치료 등을 통해 척추 주변의 근력을 키우고 정렬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통증이 동반될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환자의 일상생활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심해 보행이 어렵거나 변형의 각도가 너무 커서 장기 기능을 해치는 경우에는 굽은 척추를 바로잡고 고정하는 수술을 검토하게 된다.

고령 환자의 수술은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범위가 넓어질수록 환자의 몸이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함창화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고령층의 척추 수술은 젊은 층처럼 완벽한 일자 허리를 만드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통증을 줄이고 환자가 스스로 걸으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기 발견이다. 일상생활에서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버리고 한쪽으로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또한 척추를 지탱하는 척추기립근과 복근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플랭크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척추 변형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성장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정기적으로 아이의 등을 굽혀 어깨 높이가 대칭을 이루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측만증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SNS를 통해 척추 교정 전후 사진이나 스트레칭 영상이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만큼 현대인들이 척추 건강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척추는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리는 데 수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 당장 자신의 자세를 점검하고 허리를 곧게 펴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당부처럼 코어 근육은 단순한 몸매 관리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근육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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