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이 2025 현대 양궁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며 종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지난 8일부터 13일(한국시간)까지 열린 이번 대회는 올해 마지막 월드컵으로, 대표팀은 이로써 올해 출전한 세 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며 세계 양궁계에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한국 양궁의 핵심인 리커브 부문에서는 변함없는 강세가 이어졌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임시현(한국체대), 강채영(현대모비스), 안산(광주은행) 선수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예선부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후 영국, 말레이시아, 미국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안착했고, 결승에서는 전통의 라이벌 중국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세트스코어 6-2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팀워크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은 세계 정상급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선수가 출전하여 예선 1위로 본선에 진출, 네덜란드와 브라질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아쉽게도 준결승에서 상승세의 프랑스에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값진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남자 양궁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혼성 단체전에서는 이우석 선수와 임시현 선수가 호흡을 맞춰 은메달을 획득하며, 남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시너지를 과시했다.

 

개인전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여자 개인전에서는 강채영 선수가 예선 2위로 본선에 진출, 결승에서 대만의 17세 신예 쉬신쯔 선수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는 결국 슛오프로 이어졌고, 두 선수 모두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명중시켰으나 강채영 선수의 화살이 정중앙에 더 가까워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강채영 선수는 올 시즌 첫 개인전 우승이자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의 유일한 2관왕(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 등극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남자 개인전에서도 김제덕 선수가 동메달을 추가하며, 리커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해 세계 최강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컴파운드 부문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 양궁의 저변 확대와 성장을 보여줬다. 남자 단체전에는 최용희, 김종호(이상 현대제철), 최은규(울산남구청) 선수가 출전, 2018년 안탈리아 월드컵 이후 7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예선 3위로 본선에 오른 이들은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등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결승에서는 세계 최강국인 인도와 미국을 따돌리고 올라온 복병 프랑스를 235-234, 단 한 점 차의 짜릿한 승부 끝에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컴파운드 종목에서도 한국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였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소채원(현대모비스), 심수인(창원시청), 한승연(한국체대) 선수가 출전하여 에스토니아와 스페인을 꺾었으나 준결승에서 대만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인도네시아를 235-231로 꺾고 동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여자 개인전에서는 한승연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예선 29위로 비교적 낮은 순위로 토너먼트에 나선 한승연 선수는 32강에서 대표팀 동료 소채원 선수를 슛오프 끝에 꺾는 것을 시작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인 인도의 벤남 선수에게 143-144로 아쉽게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또 다른 인도 선수인 카우르 선수를 146-143으로 꺾으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승연 선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리커브와 컴파운드 총 10개 세부종목 중 9개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2018 현대 양궁 월드컵 1차 대회(중국 상하이)에서 기록한 월드컵 최다 세부종목 메달 획득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양궁이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기량 향상을 이루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오는 15일 귀국길에 오른다. 이후 8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양궁장 내 특설 무대에서 국가대표 B팀을 상대로 열리는 2차 스페셜 매치를 통해 9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압도적인 성적은 다가올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며, 한국 양궁의 밝은 미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