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및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큰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공개됐다. 국민의힘 내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4.9%로 나타났다.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7.0%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4월 23\~24일 조사에 비해 이 후보는 6.9%포인트 상승, 김 후보는 7.0%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양측 모두 지지율이 상승했으나 격차는 여전히 17.9%p로 이 후보가 우세한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한덕수 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이 후보는 56.1%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한 후보는 36.2%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이 후보는 8.0%p, 한 후보는 6.3%p 상승했지만 격차는 오히려 확대돼 19.9%p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중 누구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됐다. 양 후보의 지지율은 동일하게 27.1%로 집계됐다. 하지만 응답자의 상당수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단일화 효과에 대한 기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체 응답자 중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40.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4.8%에 달했다. 합치면 45.7%가 이른바 '유보층'인 셈이다.

 

 

 

지지 정당별로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덕수 후보가 51.2%, 김문수 후보는 36.6%로 한 후보가 우세했다. 반면, 무당층에서는 김 후보가 26.5%, 한 후보가 23.9%로 김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후보가 20.9%, 한 후보가 14.1%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한덕수 후보가 44.7%, 김문수 후보가 34.4%를 기록했다. 이 경우에도 '지지 후보 없음' 15.1%, '잘 모르겠다' 5.7%로 나타나 여전히 응답 보류층이 적지 않다. 이는 단일화 국면에서 표심의 유동성이 상당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48.6%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 조사 대비 5.9%p 상승한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2.2%로 6.0%p 하락했다. 개혁신당은 3.3%, 조국혁신당은 2.8%, 진보당은 0.6%를 기록했으며, 기타 정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4%,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는 무당층 비율은 10.2%였다.

 

조사는 무선 RDD(임의 전화번호 걸기) 방식을 활용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자동응답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조사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9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의원총회 참석 여부를 놓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문수 후보가 오늘 오전 11시 의원총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지만, 김 후보 측은 이에 대해 “검토 중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11일을 넘기는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당원의 뜻에 따라달라”고 김 후보에게 거듭 압박했다. 그는 “김문수 후보님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도 언급했다.

 

단일화 시한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와 김 후보 간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단일화 효과가 불투명한 가운데, 여전히 유보층의 표심이 향후 선거 국면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